“잘됐네. 크크. 감옥 동기랑 가면 가는 길도 덜 심심할 테니. 내 뒤로 타라. 어차피 너도 거기까지 가려면 걸어서 가는 건 무리잖아?”
그는 말 위에 올라 날 바라보았고, 나는 잠시 고민했으나 달리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를 따라 말에 올랐다. 사내의 채찍질에 우릴 태운 말은 밤공기를 빠른 속도로 갈랐다.
“저기. 혹시 해서 그러는데, 그쪽의 이름을 말해줄 수 있나요?”
“뭐? 내 이름?”
“네.”
“내 이름을 알아서 뭣하게?”
“… 확인할 게 있어서 그럽니다.”
“으하하! 이름을 들으면 뭐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라도 알 수 있는 거냐?”
“…”
“내 이름은 진태다. 그러는 네 이름은 뭐냐?”
… 괜한 생각이었구나.
“저는 강설입니다.”
“설이라. 얼굴만큼이나 예쁜 이름이네.”
뜬금없는 그의 말에 당황한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참 동안 아무런 말 없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