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 관리자가 되는 것을 고려한 적이 있나요? 그랬다면 어떤 이유로 스태프 엔지니어가 되기로 결심했나요?
경력 초기에 회사가 언젠가는 저를 관리자로 승진시키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관리자가 말해줬어요. 그러면서 ‘너무 걱정마세요. 우리 회사는 관리자 트랙과 IC 트랙을 모두 갖추고 있는 데다 IC 트랙에도 제일 높은 관리자와 동급인 역할이 있으니 승진을 위해 굳이 관리자가 될 필요는 없어요.’라고 말해줬죠.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제와 돌이켜볼 때 회사가 말해주지 않은 한 가지는 많은 회사에서 그렇듯이 IC 트랙은 관리자 쪽에 비해 훨씬 모호하다는 점이에요.
IC 트랙에서 높이 올라갈수록 따라갈 수 있는 예시는 줄어드는 반면, 도달할 수 없는 예시는 더 많아질 겁니다. 잘 살펴보면 누군가는 회사가 인수되면서, 누군가는 새 프로그래밍 언어나 프레임워크를 개발해서, 아니면 회사에 백억 원의 매출을 안겨줘서 그런 직책을 맡게 됐다는 것을 깨달을 거예요.
저의 많은 동료가 여러 이유로 관리자가 됐습니다. 전 그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설명했던 분명하고 안정적인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여러분의 주요 동기가 돼서는 안 됩니다. 만일 공용 캘린더가 있다면 관리자의 일정에서 일주일에 몇 번이나 일대일 미팅이 잡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그런 일정이 좋아 보이나요? 코드 작성에 대한 열망은 흑백 논리로 다룰 문제가 아니에요. 계속 코드를 작성하는 기술 리드 관리자도 있고, 프로덕션 코드는 한 줄도 안 쓰고 구글 독스(Google Docs)나 드롭박스 페이퍼(Dropbox Paper)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스태프플러스 엔지니어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누군가를 해고하거나 승진을 거부하거나 성과 리뷰를 작성한 적이 없어요. 저는 그 둘 중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