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폰 노이만 아키텍처
튜링과 폰 노이만 이전의 모든 계산 기계는 데이터와 명령어를 따로 저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배비지의 해석기관은 십진수 데이터를 실린더형 기계식 카운터에 저장하고, 명령어는 천공 카드에 기록하여 사용합니다. 앞으로 살펴볼 하버드 마크 I(Harvard Mark I)과 IBM의 SSEC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입니다. 숫자, 즉 데이터는 기계 내부에 물리적으로 저장하고 명령어는 천공지 또는 자기 테이프 같은 외부 매체에 기록합니다.
당시에는 데이터와 명령어를 분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프로그램은 수많은 명령어로 구성되었고 천공 카드는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방대한 양의 숫자를 다루지 않았고 숫자를 저장할 수단은 매우 비쌌습니다. 게다가 데이터와 명령어를 동일한 메모리 장치에 넣는 것이 어떤 이점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앨런 튜링과 존 폰 노이만은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프로그램 내장식 컴퓨터(stored-program computer)를 고안합니다. 튜링의 기계는 놀랄 만큼 구조가 단순한 반면, 노이만의 아키텍처는 다소 복잡합니다. 그럼에도 두 방식은 프로그램(명령어)과 데이터를 동일한 메모리에 저장한다는 놀라운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은 컴퓨터 아키텍처에서 혁명적인 전환이었으며, 실로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