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노이만이 마크 I 방문을 시작한 바로 그날, 폰 노이만은 기차역 플랫폼에서 만났던 허먼 골드스타인에게 초대를 받습니다. 며칠 후 폰 노이만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전기 공학부를 방문합니다. 그곳에서 거대한 전자식 기계를 보게 됩니다. 배선 뭉치, 스위치, 계기, 진공관이 1만 8,000개 장착된 회로 랙으로 구성된 이 기계는 폭 30피트, 길이 56피트, 높이 8피트의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었죠. 그 기계 이름은 ENIAC(에니악)이었고, 폰 노이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물론 ENIAC이 앞으로 컴퓨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보여 주었지만 그 형태 그대로는 아닙니다.
일단 플러그판과 전선으로 하는 프로그래밍 방식은 사라져야 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로 폰 노이만이 가지고 있던 거대한 꿈의 씨앗은 이제 물을 찾아 뿌리를 뻗어 나갔습니다.
마크 I과 ENIAC을 경험한 폰 노이만은 이후 미국 전역에서 더욱 효율적이고 더 빠른 컴퓨팅 기계를 찾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로스앨러모스의 작업은 그를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폰 노이만은 천공 카드 계산기를 마음에 들어 하지는 않았지만, 그 기계를 관리하고 있던 젊은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의 뛰어난 조직력 덕분에 계산 작업을 완료합니다. 그리고 여러 차례 모의 폭발 실험을 거쳐 그 계산 결과를 검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