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나는 인터넷 데이터 전문가다. 매일같이 사람들이 웹을 돌아다니면서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을 뒤좇는다. 사람들이 클릭하는 버튼이나 두드리는 키를 통해서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진짜 누구인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흔치 않은 길을 걷게 됐는지 잠깐 설명해보겠다.

이야기는 2008년 대통령 선거와 사회과학에서 오랫동안 논란거리였던 주제, 즉 ‘미국에서 인종적 편견이 어느 정도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문제에서 시작한다.

버락 오바마Barack Obama는 다수당에서 최초로 내세운 아프리카계 미국인 대통령 후보였다. 그는 이겼다. 그것도 상당히 쉽게. 여론조사는 인종이 미국인들의 투표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예를 들어 갤럽Gallup은 오바마의 초선 이전과 이후에 수많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러고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미국 유권자 대부분은 버락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점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1 선거 직후, UC버클리대학교의 저명한 교수 두 명은 좀 더 정교한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대규모 자료를 토대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는 과정–옮긴이) 기법을 이용해서 다른 조사에 바탕을 둔 자료들을 상세히 연구했다. 그들도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2

이 결론은 오바마가 재임하는 동안 여러 매체와 학계 대부분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상식이 됐다. 매체와 사회과학자들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80여 년 동안 이용해온 정보원은 미국인의 압도적 다수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인지 판단할 때 그가 흑인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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