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레오나르도 씨.”
“예! 알레시오 님.”
“좀 뒤늦게 여쭈는 감이 있지만, 왜 제게 이런 고급스러운 만찬을 주시는 겁니까?”
레오나르도는 내 물음을 듣더니 씩 미소를 지었다.
“쑥스럽지만 저도 수학을 공부했거든요. 무역상이신 아버지를 따라서 어렸을 적부터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곳의 수학을 배웠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제게는 매 순간이 항상 설레고 신나는 나날이었죠.”
나는 무함마드 알이드리시가 극찬했다는 그 트리를 입에 욱여넣으며 한쪽 귀로 레오나르도의 말을 흘려들었다. 그러고 보니 무함마드라니! 아미르였던 내 정신을 마지막에 산산이 조각 낸 무함마드 알콰리즈미 님이 떠오르는군.
“특히 무와히드 칼리파국8의 한 마드라사9에서 들었던 수학 수업! 그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뒤로 저는 그야말로 아랍의 드높은 수학 수준을 숭상하는 사람이 돼버렸죠. 아하하.”
이제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이 사람은 아마도 내가 무척이나 대단한 수학자인 줄로 착각하는 모양인데….
“비록 저는 가보진 못했지만, 지혜의 집은 그야말로 각 학문의 정점이신 분들이 모인 연구기관이라고 들었습니다. 정말로 존경스럽습니다. 알레시오 님!”
순간 나는 입안 가득히 문 음식물을 뿜을 뻔했다.
8 무와히드 칼리파국(1121년~1269년)은 알 안달루스에서 리비아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장악한 베르베르인의 무슬림 칼리파 왕조이다.
9 마드라사는 이슬람의 합법적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외래과학이 포함된 고급 학문을 배우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