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탕 소리가 나도록 식탁을 내려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나는 몸을 살짝 뒤로 빼고서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았다.
“알레시오 님! 외람된 말씀이지만, 제 책 산반서에 적은 이 문제의 해법은 거꾸로 계산하는 방법입니다. 마지막 남은 1개에 1을 더하고 두 배를 하면 4. 거기에 1을 더하고 두 배를 하면 10. 거기에 1을 더하고 두 배를 하면 22죠. 설마 이렇게 푸신 게 아니란 겁니까?”
“오. 그렇게 풀어도 괜찮네요. 저는 그냥 처음에 갖고 있던 사과 개수를 미지수로 놓고서 정공법으로 계산했거든요.”
“아… 미지수…! 역시 아랍 수학을 연구하신 분이시군요!”
나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미지수만이라면 굳이 아랍 수학이 아니더라도 과거에 그리스 수학자 디오판토스도 있고요.”
“비단 미지수 때문만이 아니라 선생님의 그 놀라운 암산 속도도 정말 대단하신 겁니다! 보통 사람들은 암산은커녕 셈판이나 계산 도구 없이는 방금 같은 문제를 풀지 못합니다. 제가 거꾸로 계산하는 방법을 해설로 쓴 이유도 그런 거고요. 이 정도 문제를 암산으로 순식간에 해결하셨다는 건 그야말로 아라비아 수 체계에 능통한 분이라는 증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