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대체 어디까질 기억하고 어디부터 기억하질 못하는 거냐? 아니면 원래부터 몰랐던 단어인가? 크크.”
“?”
녀석은 내 옆으로 와 앉았다. 예전 같았으면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였을 테지만 지금은 딱히 녀석에 대한 분노도, 처음 느꼈던 공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 녀석, 예전부터 묘하게 친근하긴 했다. 실제로는 세상 이질적인 녀석인데도 말이다.
“알레시오. 나랑 거래 하나 할래? 서로 하나씩 질문하고 솔직하게 답해주는 거야. 거짓으로 답하거나 피하지 말고. 서로 딱 하나씩.”
“무슨 꿍꿍이야?”
“크크. 어차피 넌 지금 궁금한 것도 많지 않냐? 질문에 목마른 건 나보단 네 쪽일 텐데?”
… 확실히 그렇기는 하지.
“그래. 그럼 내가 먼저 묻겠어. 서연이를 만나는 방법을 내게 알려줘. 너라면 당연히 알고 있겠지?”
“오… 나의 정체나 네 앞날 같은 거보다도 그게 더 궁금한 거야? 그러지 말고 질문을 신중하게 골라. 딱 하나뿐이니까.”
“네 녀석이 신이든 뭐든 그런 거 난 관심 없어. 내 앞날이야 내가 하기 나름인 거고. 물은 것에나 대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