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아니, 알레시오 님! 필요한 게 있으시면 하인들을 부르시지 제 방까지 어쩐 일로…?”
탁상 위에 두 다리를 올려놓고 책을 읽던 레오나르도는 날 보더니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산반서 때문에 왔습니다. 좀 여쭤 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아하! 네. 들어오시죠. 저기, 저 자리로 앉으세요.”
레오나르도는 활짝 웃으며 자신의 건너편에 있는 붉은 탁자로 날 인도했다.
그와 탁자를 사이에 두고서 마주 앉은 나는 갖고 온 산반서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질문이 생기신 겁니까? 지금은 어디쯤 읽고 계시는가요?”
“제12장을 읽던 중이었습니다. 제11장까지는 대략 다 훑어보았고요.”
“네에!? 제12장이요? 벌써 거기를요!?”
“대부분 제가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서…. 아, 제8장부터는 좀 빠르게 넘기긴 했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입을 떡 벌리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흐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아무래도 처음부터 비판만을 늘어놓으면 좀 불쾌해하겠지?
“읽으면서 참신했던 내용이 있었어요. 우선 제1장에 쓰신, 수를 세 자리씩 끊어 표기하자는 제안. 그건 아마도 레오나르도 님의 독창적인 발상일 테죠? 재밌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