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아뇨, 아뇨. 무슨 말씀을!”
레오나르도는 양손을 저으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러면…?”
“그 내용은 교황 실베스테르 2세가 힌두-아라비아 수 기반의 주판을 사용할 때 세 자리째 기둥마다 호를 그려 표식을 해둔 것에서 착안한 겁니다. ‘피타고라스 호’라고 불리는 개념인데… 아하하, 이런…. 제가 감히 제안한다는 문구를 써서 제 아이디어인 줄로 오해하셨나 봅니다.”
실베스테르 2세라면 지금보다는 옛날이지만 내가 아미르로 살았던 시기보다는 확실히 후대의 인물이지.
그러고 보니 나에게는 본의 아니게 몇백 년의 공백기가 생겨버린 셈이다. 그동안에 모르는 수학 이론도 꽤 많이 나왔을 텐데. 이거 아무래도 이따가 방에 가면 책장에 있는 최신 수학책들부터 싹 꺼내서 봐야겠는걸.
“뭐 또 궁금하신 거 있으시면 자유롭게 물어보시지요! 하하하.”
“아! 네. 음….”
그냥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
“레오나르도 님. 그냥 좀 허심탄회하게 여쭤볼게요. 이 산반서라는 책을 쓰신 의도가 뭡니까?”
“예? 의도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