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머리말에도 적어놨지만, 일단 아라비아 수 체계를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여기 사람 대부분은 그런 편리한 수 체계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사니까요.”

“확실히 그 의도는 전해지긴 했습니다. 전체 15장 중에서 무려 제7장까지가 힌두-아라비아 수 체계와 계산법에 관한 내용이었으니.”

“이야! 정말로 다 보신 게 맞군요! 네. 정확합니다. 일부러 그 뒤로는 실생활 응용 예제들도 많이 넣어놓았지요. 핫하하.”

“제8장부터 제11장까지를 말씀하시는 거죠? 저는 그 부분에서 레오나르도 님이 예제를 너무 많이 잡으신 건 아닌가 싶기도 하던데. 뭐, 사실 그보다도 제가 레오나르도 님의 의도가 궁금했던 부분은 그다음인 제12장부터거든요.”

“어떤 점이 궁금하셨던 거죠?”

“제 생각에 제12장의 내용은 말씀하셨던 의도, 그러니까 힌두-아라비아 수 체계를 소개하겠다는 의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내용으로 보였거든요.”

“아!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난이도가 많이 어려운 걸 지적하시는가 보군요?”

“난이도 문제가 아니라…”

“알레시오 님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문제들 아닙니까? 아무튼 제11장까지는 너무 쉬웠으니까 뒤에서라도 좀 수학의 참맛을 보여줘야죠. 수학이란 이런 거다! 수학은 단순히 계산만 하고 끝나는 학문이 아니다!”

“… 수학의 참맛이라뇨? 그렇다기엔 해법에 쓰이는 정리3조차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증명 역시 거의 적어놓지 않으셨던데요? 간단한 원리조차 생략하신 게 많았고요.”

 

 


  3 수학에서 공리 및 정의에 의해 참이라 증명된 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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