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그건 말이죠. 보시다시피 이미 책이 너무 두꺼워지기도 했고. 또 일일이 그 모든 문제에 정리와 증명까지 다 실었다간 도저히 사람이 갖고 다닐 만한 두께의 책이 될 것 같지 않아서 말이죠. 하하하. 저는 제 책이 책장에만 꽂혀서 먼지가 쌓이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증명과 원리를 생략하는 게 말이 되나요? 서문에는 증명을 기반으로 한 이론 중심의 책을 썼다고 하셨으면서. 저는 잘 이해되지 않네요. 그런 이유였다면 차라리 문제 수를 좀 줄이시던가 책을 여러 권으로 나누셔도 괜찮았을 텐데요.”
“기왕이면 한 권의 책으로 독자분에게 최대한의 내용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놀라실 텐데, 원래는 훨씬 더 많은 내용을 넣고 싶은 걸, 그 정도도 억지로 아주아주 많이 참은 거예요. 산반서에 미처 싣지 못한 내용들도 저기 수첩에 한가득 더 있습니다!”
이 사람, 어쩐지 나 자신을 보는 것만 같다. 마치 새롭게 갓 습득한 지식을 모조리 끄집어내어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 과거에 몇 번이고 보였던 철딱서니 없던 내 모습을.
“뭐 또 궁금하신 거 더 없습니까? 이렇게 제 책으로 토론을 다 하게 되다니! 정말로 꿈만 같군요!”
“레오나르도 님.”
“예! 말씀하십시오.”
“어차피 책의 작가는 레오나르도 님이시고, 저는 그저 독자로서의 감상을 들려드리는 거니까 지금부터 드리는 이야기는 적당히 가려 들으셔도 됩니다. 일단은, 제 판단에 제12장이 독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코 문제들의 난이도가 높아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