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문제마다 정리와 증명을 싣지 않은 건 솔직히 제가 몰라서인 게 많습니다. 답만 알고 그 이유를 모르는 문제들조차 사람들에게 아는 시늉을 하고 싶었던 거였고요. 잘 모르는 것에 관해선 공부를 더 하든지 아니면 아예 싣지 말든지 했어야 옳은 건데 말이죠. 어제는 제가 사람들한테 더 많은 지식을 전하고픈 마음에서 그리했다고 말씀드렸지만, 실제로는 제 잘난 척을 하고 싶었던 게 맞습니다. 사람들이 어렵게 느낄수록 이 책을 쓴 저를 더 위대하게 볼 거라는 정말 민망한 허영심이지요.”
물론 그런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으리라고는 짐작했던 바이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솔직하게 내려놓고서 부끄러움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레오나르도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놀랍다. 나는 과연 레오나르도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아니, 과거에 나는 그러했던가?
“제게 좋은 가르침을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알레시오 님의 말씀이 다 옳습니다. 지금의 산반서는 정말 대의를 위해서든 제 치부를 도려내기 위해서든 처음부터 다시 다 뜯어고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말입니다, 알레시오 님.”
“?”
그는 또다시 한차례 뜸을 들이더니 입을 뗐다.
“민망하고 또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혹시 산반서의 수정 작업에 도움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