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Ⅴ.

 

레오나르도와 나의 협업으로 완성된 『소책자(Libro di minor guise)』 는 출간 즉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물론 출간하기까지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지만(덤벙대는 내 성격 탓에 책의 초안에서 크고 작은 오류들이 우르르 나왔고, 이를 거듭 수정하는 통에 작업이 많이 늘어졌다).

어쨌든 소책자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 내가 레오나르도에게 과감하게 제안했던 두 가지,

① 제8장 이후로는 삭제.

② 책의 전체 분량은 30쪽 이내.

이것을 그는 군말 없이 잘 따라주었다. 나는 무엇보다도 이 책이 휴대하기 간편한 책이 되기를 바랐고, 또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책이기를 바랐다.

또한, 힌두-아라비아 수 체계로 하는 셈법의 원리에 대한 설명은 산반서 본서보다 훨씬 더 강화하였다. 그 대신 기존에 있던 유형의 가짓수와 문제 수는 대폭 줄여 버렸다. 예를 들어 곱셈의 방법을 설명하는 제2장에서 본래 레오나르도가 유형화했던 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Ⅰ) 두 자릿수끼리의 곱, Ⅱ) 한 자릿수와 여러 자리 수의 곱, Ⅲ) 두 자릿수의 수에서 일의 자리가 0인 경우, Ⅳ) 세 자릿수끼리의 곱, Ⅴ) 같은 두 수끼리의 곱, Ⅵ) 같은 두 수의 일의 자리가 0인 경우, Ⅶ) 서로 다른 두 수끼리의 곱, Ⅷ) 서로 같은 네 자릿수끼리의 곱, Ⅸ) 서로 다른 네 자릿수끼리의 곱, Ⅹ) 네 자릿수에 0이 포함되는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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