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아무리 뛰어난 기획자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가설에 입각해서 기획을 합니다. 고객이 실제로 어떻게 반응할지는 솔루션을 개발해 보고 AB 테스트까지 돌려야만 정확히 검증할 수 있습니다. 프로덕트 개발 비용을 추정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기획자는 개발자에게 시간이 대략 어느 정도 걸릴지 추정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서 아직 어떤 솔루션을 만드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상태인데 어떻게 이를 측정할 수 있을까요? 어차피 솔루션을 만들어 시장에서 테스트하기 전까지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면 추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는 빠르게 개발하여 시장에서 검증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커리어 내에서 워터폴/기능 조직과 애자일/목적 조직 프로세스를 둘 다 경험한 제 입장에서 보았을 때도 <인스파이어드>에서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상당 부분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워터폴/기능 조직 체제에서는 팀 간에도 완성도 있는 상태로 업무 교류가 되길 바랍니다. 따라서 완성된 상태의 기획안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부 보고 절차가 길어집니다. 그 결과 기획 팀 내에서 승인받는 것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내부를 잘 설득하기 위해서 디자인의 초기 시안을 실제 화면처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목업 작업까지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디자이너가 했으면 더 잘, 더 빨리 끝났을 부분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디자인 툴을 잘 다루게 된 것은 뜻하지 않은 효과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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