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여기에는 두 가지 측면의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기계는 무엇보다도 정확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어떤 부품이든 움직여야 할 때가 아니라면 절대로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진동이나 마찰, 그 외에 의도치 않은 작은 움직임조차도 부품을 틀어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배비지는 수천 번에 달하는 크랭크 회전 동안 기계의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했으며, 각 부품을 정해진 순간에만 움직이게 고정하고 풀어 주는 다양한 잠금 장치를 설계에 포함시켜야 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학창 시절 누구나 겪는 문제이자 덧셈 기본인 올림(carry)에 있습니다. 숫자가 9에서 0으로 넘어갈 때는 왼쪽 자릿수에 1을 올려야 하죠. 당시 전통적인 기계에서는 각 자릿수를 톱니바퀴로 표현했고, 어떤 바퀴가 9에서 0으로 넘어가면 그에 연결된 탭이 다음 바퀴를 움직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올림이 얼마나 연쇄적으로 발생하는지에 따라 바퀴를 돌리는 데 필요한 힘이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999999999999에 1을 더하면 수많은 자리에서 올림이 일어나야 하므로 엄청난 힘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큰 힘이 들어가면 기계에 오류나 마모가 발생할 위험이 커집니다. 게다가 이 기계는 손으로 직접 돌려야 해서 사용자는 계산할 때마다 팔에 걸리는 부하가 심하게 달라지는 고역을 감수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