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표기법
배비지가 프로그래머였다는 또 하나의 증거는 그가 직면한 문제가 당시 다른 어떤 기계 공학자도 경험하지 못한 복잡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가 고안한 기계의 부품은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움직였고, 서로 얽히고 풀리는 시점도 마찬가지로 복잡했습니다. 기계적으로 이런 수준의 복잡성은 전례가 없고, 이를 이해하고 설계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형태로든 구조를 표현할 수 있는 체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배비지는 자신이 구상한 기계의 동작을 표현하기 위한 표기법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이 체계에는 타이밍 다이어그램, 논리 흐름도, 움직이는 부품과 정지한 부품, 그 밖에 기계 의도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상태를 나타내는 기호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비지는 이 표기법을 상호 작용하는 부품들의 ‘보편적인 추상 언어’11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 방법이 기계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상호 작용에 적용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