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배비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 기계가 작동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냈고, 그 의미를 깊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제 모든 산술은 기계 영역으로 들어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19 나아가 이 기계는 체스까지도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20 1832년 그는 저서 <The Life of a Philosopher(철학자의 삶)>에 “모든 숙련된 게임은 자동 기계로 수행될 수 있다.”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계21 역시 결국에는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배비지는 밀의 소형 시제품을 만들고 여러 가지 장치를 시험해 보지만, 이 거대한 기계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엄청난 자금과 시간, 에너지는 결코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배비지는 이 거대한 기계를 포기하고 여러 가지 조정과 최적화 끝에 부품 수는 3분의 1로 줄이고, 속도는 세 배 빠르며, 용량은 기존보다 두 배 이상인 차분기관 2를 설계했습니다. 이것을 보면 그 당시에도 무어의 법칙22은 살아 숨 쉬고 있었던 듯합니다.

배비지는 차분기관 2도 실제로 완성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 차분기관 2가 지난 세기말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복원한 기계입니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