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7년, 앨런 튜링은 셔본 학교에서 크리스토퍼 모컴(Christopher Morcom)을 처음 만났고 그에게 특별한 끌림을 느낍니다. 크리스토퍼는 앨런이 동성애적 성향을 자각하게 만든 첫사랑이었을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 감정이 사실이었다 하더라도 크리스토퍼는 앨런의 마음을 몰랐던 것으로 보이며,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신체적 관계가 있었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다만 두 사람은 수학과 과학에 대한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며, 종종 도서관에서 상대성 이론이나 원주율(π)을 소수점 아래로 길게 계산하는 방법 등을 토론하고는 했습니다.
앨런은 화학과 천문학 수업 시간에 일부러 크리스토퍼 옆자리에 앉아 그와 짝을 이루었습니다. 그들은 떨어져 있을 때도 자주 편지를 주고받으며 화학, 천문학,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크리스토퍼는 어릴 적 결핵을 앓은 뒤로 늘 건강이 좋지 않았고, 앨런과 우정이 3년째 되던 무렵 세상을 떠납니다. 앨런은 이후 여러 해 동안 크리스토퍼의 생일이나 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그의 어머니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슬픔을 나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