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이처럼 튜링은 자신이 겪은 모욕적인 처우에도 학문적 관심과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물론 성적 정체성 문제 때문에 몇 번씩 해외에 나가야 했고, 그의 죽음에 대해서도 여전히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비록 공식적으로는 자살로 발표되었지만, 이는 튜링의 평소 성격과는 맞지 않는 일입니다. 자살을 암시하는 어떤 전조도 없었고 유서도 남기지 않았으며, 그런 행동을 고려하고 있다는 징후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앨런 튜링의 전기를 다룬 책 <Hodges>31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를 최근 2년간 봐 왔던 사람들의 기억으로는 튜링은 일반적인 드라마나 소설에서 묘사되는 ‘수치심에 짓눌리고 절망에 빠진 자살 직전의 인물’과는 전혀 달랐다고 한다. 오히려 그는 수치심과 절망에 빠진 사람과는 정반대로 행동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을 접한 이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자살할 ‘그런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의 어머니가 주장하는 바가 더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즉, 튜링의 사망은 사고였고, 집에서 화학 실험 중 사용한 청산가리(cyanide)가 실수로 손에 묻어 중독되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