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편협한 시각

매우 편협한 시각으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가 아직도 많다. 고위직 몇 명만 챙기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는 기업들도 있다. 요구사항 작성을 위한 비즈니스 전문가, 다이어그램과 문서를 작성하는(코딩은 안 하는) 테크니컬 리더, 프로젝트를 감독하는(아주 세세하게) 관리자를 매우 신경쓴다. 이 중요한 역할들만 고급인력으로 채우고 나면 값싼 개발자들을 고용한다. 고급인력들은 너무 바쁘기 때문에 값싼 개발자들을 고용하는 일은 인사부서나 HR 에이전시에 위임해 버린다. 이렇게 고용된 개발자들은 요구사항과 기술사항이 작성된 한 무더기의 문서를 넘겨 받는다. 이 문서들은 수 개월 전부터 준비됐다. 마법처럼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기 시작하고 일년 정도가 흘러 비즈니스 담당자들에게 버그 하나 없는 완벽한 소프트웨어가 전달되어 모두가 만족스럽다. 너무 쉽다.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일이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

과거 경험했던 폭포수 방식 개발 프로젝트들 중에는 최종 테스트 단계의 진행 기간이 개발을 포함한 선행 단계 전체를 합한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러한 프로젝트들은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비즈니스 담당자와는 칸막이가 쳐 있으며, 빠르고 빈번한 피드백 루프도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러한 프로젝트에서 느꼈던 스트레스와 분노, 불만의 감정들을 생생히 기억한다. 해외 아웃소싱에서도 대단히 실망스러운 사례들을 보았다.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들이 이런 식으로 일을 하면서 어떤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산더미의 문서들을 얼굴 한번 본 적 없고 어떻게 선발되었는지도, 어떤 역량이 있는지도 모르는 개발자들한테 맡기고서는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소프트웨어가 짠 하고 나타날 거라고 정말로 믿는 것인가? 이런 일들을 수년 동안 겪으면서 이런 형태의 개발 모델이 값싼 비용을 치루는 것으로 끝날런지 강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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