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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페스토의 문제점

소프트웨어 장인정신 매니페스토와 관련해 몇 가지 비판들이 있다. 가장 큰 비판은, 애자일 매니페스토와 달리 소프트웨어 장인정신 매니페스토의 내용들은 그저 좋기만 한 내용들이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애자일 매니페스토에서는 왼쪽 항목과 오른쪽 항목이 매우 강하게 대비되어 제안하는 바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문서를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방대한 문서 작업보다는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이라는 문장에 동의하기 힘들다. 고정된 가격에 세세한 계약 조건으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은 ‘계약 협상보다는 고객과의 협업을’이라는 선언문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장인정신 매니페스토의 선언문은 왼쪽 항목과 오른쪽 항목 사이에 강한 대비가 없다. 오른쪽 항목은 왼쪽이 개선된 내용에 지나지 않는다. ‘광범위한 문서 작업보다 동작하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교하고 솜씨있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믿는 기업은 ‘생산적인 동반자 관계’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지적은 분명 합당하다. 애자일의 가치들에 동의하는 사람들이라면 소프트웨어 장인정신 매니페스토에 반대할 사람이 없다고 믿는다. 소프트웨어 장인정신 매니페스토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는 반대로 모든 사람이 그것에 찬성한다고도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재 업무 현장에서 매니페스토에 적혀 있는 대로 행동하고 있는지 질문해보아야 한다. 우리가 동의한 것에 합치하도록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가?

소프트웨어 장인정신 매니페스토를 그저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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