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개발자
지난 20년 동안 고참 개발자에 대한 개념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어떤 개발자가 고참인지의 여부는 그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그 업계에 얼마나 오랫동안 몸 담아 왔느냐로 판단되고 있다.
같은 경험을 10년 동안 열 번 반복하는 것과, 10년 동안 매년 서로 다른 경험을 하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10년 동안, 다른 프로젝트, 다른 기술, 다른 회사에서 일한 것과 10년 동안 같은 회사, 같은 프로젝트, 같은 사람, 같은 기술로만 일한 것은 크게 다르다.
해가 가면서 ‘고참’이라는 것이 ‘일시적’이고 ‘상대적’임을 알게 되었다. 일시적이라는 이유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고객이 기존과 다른 형태의 시스템과 기술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15년 동안 클리퍼*로 폭포수 모델 개발 방법론을 적용해 개발했지만, 현대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애자일 방법론에서는 전혀 ‘고참’이라고 할 수 없다. 즉 업계에 대략 5년 정도 일했다고 해서 고참 배지가 주어지지 않는다. ‘상대적’이라는 이유는 어떤 기술, 어떤 맥락에서, 누구와 비교해야 하는지 알아야만 고참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참 개발자, 신참 개발자라는 것은 없다. 큰 규모의 기업 시스템용 자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경험이 많더라도 자바 스크립트로 게임을 만드는 데는 생초보일 수 있다. 애자일 방법론을 채택하고 다수와 협력하여 일하는 방법에는 매우 익숙하더라도, 다단계 구조인 관료적/정치적인 조직에서는 신입사원과 별 다를 바 없을 수 있다.
* 역자주 dBASE III 개발용 컴파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