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부분적인 전환

애자일 전환 프로젝트에 몇 년 동안 참여했었다. 많은 기업들이 표면적으로는 애자일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그 노력은 애자일스럽지 못했다. 대부분 그냥 따르기만 하면 갑자기 모든 것이 나아지는 처방전을 바랐다. 오늘날, 애자일이 별 효과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기업과 개발팀들이 많다. 애자일로 전환했음에도 이전과 비교해 실제로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 소프트웨어 자체라는 점을 잊은 것 같다.

내가 지켜보았던 거의 대부분의 애자일 전환 프로젝트들은 부분적으로만 전환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기업들은 컨설턴트나 애자일 코치를 고용하여 개발 절차를 바꾸는 데는 도움을 받지만, 더 높은 품질의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보통 애자일 전환은 절차에만 집중하고 사람들에 대한 기술적인 훈련에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는다. 즉 개발자의 역량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 애자일 코치는 운영 담당, 제품 서비스 담당, QA 담당과 같은 사람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현실적으로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다. 대부분 구성원들의 기술적인 훈련은 완전히 빠져 있다. 여기에는 ‘개발자들은 이미 훌륭하고 절차만 개선하면 된다’는 프로답지 않은 단편적인 가정이 깔려 있다. 역량이 부족한 애자일 코치들은 고객(기업)이 정말 원하는 것이 스크럼 프레임워크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 자체는 충분하니, 더 나은 절차와 소통 방식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동기부여와 권한이양만 이루어지면 모든 것이 아주 훌륭해질 것이라고 여긴다. “절차만 개선하면 돼. 다른 것들은 괜찮아”. 기존의 똑같은 개발자, 똑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갑자기 멋진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시작할 것이라 믿는다. “코딩은 쉽다. 코딩은 그냥 지엽적인 세부 사항일 뿐이다. 우리는 더 나은 절차만 있으면 된다.” 불행하게도 결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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