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랜 게임
근거리 통신망(Local Area Network), 줄여서 랜(LAN)은 상대적으로 가까운 지역 내에서 서로 연결된 컴퓨터의 네트워크를 뜻한다. 근거리 연결에 사용할 수 있는 메커니즘은 다양한데, 예를 들어 앞서 설명한 직렬 포트도 일종의 근거리 통신망에 해당한다. 그렇긴 해도 본격적인 랜은 이더넷(Ethernet)이 확산되면서야 비로소 전기를 맞게 된다(이더넷 프로토콜에 대해서는 2장 인터넷에서 자세히 다룬다).
랜 멀티플레이를 선보인 몇몇 게임이 있었지만, 둠(Doom)(1993)이야말로 여러모로 현대 네트워크 게임의 진정한 선구자라 하겠다. 이드 소프트웨어(id Software)에서 제작한 둠은 FPS(First-Person Shooting, 일인칭 슈팅) 게임으로 초기 버전에선 게임 세션 한 번에 네 명까지 접속할 수 있었다. 접속한 플레이어는 같이 협동 모드를 즐기거나 서로 경쟁하는 ‘데스매치’를 즐길 수 있었다. 둠은 플레이가 빠르게 진행되는 액션 게임이므로 둠 같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 다루는 여러 핵심 콘셉트를 구현할 필요가 있었다. 1993년 이래로 구현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오늘날에도 둠이 게임계에 끼친 영향을 무시해선 안 된다. 둠의 역사와 그 제작 과정에 대해서는 이 장 말미 1.6 더 읽을거리 절에 수록한 Masters of Doom(2003)을 읽어봄 직하다.
랜으로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라면 다른 연결 수단으로도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모뎀이 되었건 온라인 네트워크가 되었건 말이다. 그간 출시된 네트워크 게임은 대다수가 랜을 지원했다. 사람들이 각자 자기 컴퓨터를 들고와 한 장소에 모여서 컴퓨터를 서로 연결해 랜 파티를 즐기며 플레이하는 풍경도 흔했다. 요즘엔 이런 추세가 수그러들어 랜은 별도로 지원하지 않고 전용 온라인 망에 반드시 접속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