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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행렬 연산의 의미와 활용

지금까지 행렬의 연산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제 한 가지 더 살펴볼 내용은 바로 행렬의 의미이다. 앞에서 설명했을 때의 행렬은 벡터 여러 개를 모아 수치를 행과 열을 갖는 2차원으로 나타낸 것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행렬은 곱셈이라는 방식을 통해 계산하면 좀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바로 어떤 공간이나 상태를 변형시키는 것이며 이를 사영(projection)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한 행렬이나 벡터에 영행렬을 곱한다고 하자. 영행렬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모든 원소가 0인 행렬이다. 이 행렬을 곱하면 어떤 벡터나 행렬도 영벡터, 영행렬이 된다. 즉, 주어진 벡터나 행렬의 값이 0으로 변환하여 뿌려주게(projection) 된다. 이러한 행렬의 역할을 일종의 함수나 필터로 이해해도 좋다.

좀 더 다른 예를 살펴보자. 우리가 살펴본 행렬 중에 항등행렬이라는 것이 있었다. 대각행렬의 일종이며, 대각 위의 값이 모두 1인 행렬이었다. 항등행렬에 어떤 행렬을 곱해보자. 앞에서는 행렬의 곱셈은 교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번에는 다음의 두 개의 곱셈을 살펴보자.

재미있게도 항등행렬에 어떤 행렬을 곱해도(행렬 곱셈이 성립된다면) 곱한 행렬이 나온다. 항등행렬을 앞에 곱하거나 뒤에 곱해도, 항상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항등행렬은 수치의 계산에서 사용되는 항등원3과 같이 어떤 행렬을 곱해도 항상 곱한 행렬이 나온다. 즉, 항등행렬은 항상 자기 자신이 나오게 하는 함수나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임의의 수 a에 어떤 연산을 했을 때 처음의 수 a를 만드는 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곱셈에서는 1, 덧셈에서는 0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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