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열씨미&게을러


열씨미 이거 끝내주네요.

게을러 깜짝이야! 옆에서 대체 뭐 하는 거야?

열씨미 죄송해요. 한동안 하시는 일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너무 신기해서요.

게을러 신입이구먼.

열씨미 윈도는 아닌 거 같은데. 대체 키보드로 뭘 그렇게 빠르게 타이핑하시는 거예요? 음…… 혹시 선배, 말로만 듣던 해커이신가요!

게을러 크…… 제발 오글거리니까 그 손가락부터 치워 줄 수 없겠어? 인사 팀에서는 시스템 관리자를 대체 무슨 기준으로 뽑는 거야? 리눅스를 사용해 본 적 없는 사람을 관리자에 앉히면 어떡해!

열씨미 리눅스라고요?

게을러 이거 봐 신입. 이건 우분투라는 리눅스 배포판이야. 자네가 할 일은 윈도에서 마우스로 클릭만 하는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고. 수많은 시스템을 관리해야 하는 어렵고 복잡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야근과 스트레스는 많은데 돈은 쥐꼬리만큼 주는 그런 일이란 말야. 그니까 지금 당장 이 방을 나가서 더 좋은 직업을 알아보는 편이 자네 앞날을 위해서 좋을 거야.

열씨미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신데요. 우분투는 뭐고 리눅스 배포판은 또 뭐죠?

게을러 그래그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전에 써 둔 사직서가 어디 있더라…….

열씨미 에이 왜 그래요, 선배. 태어나자마자 걸음마하는 아기가 어디 있어요?

게을러 난 그런 수십 명의 아기한테 걸음마를 가르친 엄마거든! 어랍쇼? 이러다가 아주 엄마라고 부를 기세일세.

열씨미 저한테도 처음부터 잘 가르쳐 주시면 되잖아요. 첫날인데 회식 안 해요?

게을러 맞아. 회식은 해야지.

열씨미 제가 꼼장어 쏠까요? 이 동네 유명한 맛집 아는데.

게을러 기특한 녀석 같으니라고. 우분투라는 건 말야……. 아냐, 꼼장어 집에서 이야기하자. 내가 처음부터 다 말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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