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열씨미&게을러


열씨미 선배, 지난번 내주신 숙제 말인데요.

게을러 뭐야, 내가 네 담임 선생님이라도 되니? 숙제는 무슨…….

열씨미 지난주 회식 때 기억 안 나요? 리눅스 서버를 운영해 보지도 않고 시스템 관리자를 어떻게 하냐고, 이번 주까지 다양한 리눅스 서버를 설치하고 테스트해 보라고 하셨잖아요.

게을러 음, 진실을 말해 주지. 그때 그 말을 한 사람은 내가 아냐. 회식 때만 나타나는 나의 또 다른 자아랄까.

열씨미 이제 와서 무슨 소리예요!

게을러 그딴 걸 왜 해! ‘시스템 관리’라는 게 컴퓨터를 끄고 켤 줄만 알면 된다니까.

열씨미 자꾸 이러실 거예요! 일주일 동안 얼마나 고민을 했는데.

게을러 아니 리눅스 서버 설치하고 테스트하는 데 무슨 고민이 필요한데?

열씨미 노트북에 리눅스를 설치하고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히는 건 지금까지 이 책을 보면서 따라해 보았는데, 이게 제대로 동작하는지 다른 시스템에서 확인해 보고 싶어서요.

게을러 그런데?

열씨미 건성으로 대답하지 말고 진지하게 들어 주세요. 어쨌든 리눅스 서버에 접속해서 확인해 보려면 컴퓨터를 하나 더 장만해야 하고, 또 모든 컴퓨터가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네트워크 공유기도 필요하고. 이렇게 뭐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게 부담되어요.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게을러 뭐야. 저기 발밑에 굴러다니는 컴퓨터를 가져가서 쓰면 되잖아.

열씨미 저렇게 낡은 PC를 어떻게 사용해요? 가뜩이나 비좁은 옥탑방에서 자취하느라 컴퓨터를 둘 공간도 없단 말예요!

게을러 알았으니까. 그만 징징대고 노트북 가져와 봐.

열씨미 1년도 채 안 된 아끼는 아이템이란 말예요. 소중히 다루어 주세요.

게을러 이게 부탁하는 자의 태도인가? 됐어. cpu가 vmx 플래그를 지원하는군. 가상 시스템 설치해 봐.

열씨미 가상 시스템이요?

게을러 응, 리눅스 가상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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