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내가 입문한 방법

독학으로 코딩을 처음 배우던 때가 생각난다. 요즘은 온갖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자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나는 아무 자료 없이 배웠다.

당시 인기 있던 MUD에서 소스 코드를 다운로드했다(MUD는 ‘Multi-User Dungeon’을 가리킨다. 그래픽이 없고 텍스트만 있는 WOWWorld of Warcraft라고 생각하면 된다. 맞다. 모뎀을 통해 전화선으로 BBS에 연결하던 시절 이야기를 하는 거다). 처음에는 내가 뭘 보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새로운 버전의 MUD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 꿈을 이룰 열쇠가 낯설고 수수께끼 같은 이 문자열 더미 어딘가에 파묻혀 있었다.

코드를 이렇게 저렇게 건드려보기 시작했다. 변수에 다른 값을 넣었다. 상대에 치명상을 입힐 확률을 제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코드를 찾았다. 그 코드를 바꾸고 MUD를 다시 컴파일하고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했다. 어떤 때는 원하는 대로 되고, 어떤 때는 컴파일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게 어떻게 했을 때 되고, 어떻게 했을 때 되지 않는지를 보면서 배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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