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맥주와 기저귀

옛날 옛적 양피지에 기록된 맥주와 기저귀(나는 항상 기저귀(nappies)라고 부른다)라는 우화 한 편을 소개한다.

오늘에 이르러 기록하노니, 인간 족속 중 미국인 사내가 있었는데 특히 안식일 전날 대형 마트에 출몰하곤 하더라. 졸린 눈과 새로 얻은 아이로 새롭게 치장한 미국인 사내는 천으로 만들어진 아기 똥 기저귀와 안전핀 따위를 사곤 하더라. 그때였다. 보아라! 그 사내는 우연히 맥주를 발견하고 새로 맡은 아비의 역할인 저녁 기도를 마친 뒤 굳이 선술집에 가지 않아도 됨에 실로 기뻐하더라. 월마트는 기저귀를 사러 왔다가 맥주까지 사가는 사내의 습성을 보고 매장 배치에 관한 경전에 따라 매장 통로를 변경하니 매출이 늘더라.

이 이야기는 전 세계 마케팅 부서를 통해 전파되고 있으며, 키노트부터 잡담, 해커톤에서 늦은 밤까지 이어진 코드 잼 등 모든 곳에서 회자되고 있다(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 테지만). 그러나 이 사례는 사실과 신화가 섞여 있다.

토마스 블리촉(Thomas Blischok)은 마인드멜드(mindmeld)라는 회사의 CEO일 때 과거, 현재, 미래의 데이터 마이닝에 관한 웹 캐스트 패널이었으며, 맥주와 기저귀 스토리를 낳은 데이터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 연구는 1990년대 초반에 실행되었는데, 그의 팀은 오스코 드럭(Osco Drug) 사의 장바구니 데이터를 연구했다. 그들은 오후 5시와 7시 사이 장바구니에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고 고객사에 이를 보고하였다.

그 이후 이야기가 어디로 갔는지는 뒤죽박죽이다. 여러 가지 변형된 이야기가 있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신화고 전설이다. 수년 동안 휴게실에서 많은 잡담과 토론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지금은 ‘타깃에서 내가 임신했는지 예측한다’는 식의 개인 정보 괴담으로 바뀌고 있다. 나에게는 타깃이 나를 예측할 수 없는 두 가지 근거가 있다. 나는 거기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 나는 생물학적으로 임신을 할 수 없다. 그걸 알려고 굳이 노드 두 개짜리 의사결정트리를 만들 필요는 없다(의사결정트리는 3장을 참고하라).

Note 맥주와 기저귀에 관한 전체 이야기를 보려면 2002년 11월 D.J. Power 기사(http://www.dssresources.com/newsletters/66.php)를 보라. 장담컨대 이 신화는 영원할 것이다. 그리고 좋은 읽을거리다(당신이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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