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세 번째 문제: 외로움

처음에는 집에서 일하면 편하기만 할 것 같았다. 귀찮게 하는 이가 없으니 그저 업무에 집중할 수 있으리라고 말이다. 맞는 말이긴 하다. 재택근무 초기에는 회사 다닐 때 사무실에서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느라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집중할 줄 알게 되자 빠른 속도로 훨씬 많은 업무를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조금 부담스러워졌다. 창밖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날도 있었다. ‘오, 저기 개랑 산책하는 사람이 지나가네. 나가서 말이라도 걸어볼까?’ 아, 나가기 전에 바지는 입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물론 내 얘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좀 지나친 것 같으니 묘사는 이쯤 하겠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당신에게 해롭다는 것이 핵심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부분은 사람들을 안 만나더라도 외롭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발자치고 외로움 타는 성향을 지닌 이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말을 믿어라. 1년 이상 사람을 전혀 만나지 못하면 정신이 이상해지는 느낌이 들지 모른다.

독방 수감은 교도소에서 소란을 피운 재소자에게 주는 가혹한 형벌이다. 독방에 갇히는 일은 누구에게나, 하루 이틀만 되어도 끔찍한 경험이다. 인간은 원래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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