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배우로 데뷔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1994년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What’s Eating Gilbert Grape)’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첫 지명된 이래 2005년 ‘에비에이터(The Aviator)’, 2007년 ‘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 2014년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로 남우조연상 한 번과 남우주연상 세 번, 작품상 한 번까지 총 다섯 번이나 아카데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한 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2016년 2월 개최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버넌트(The Revenant)’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에도 이와 비슷한 인물이 있다. 바로 유진 파마(Eugene Fama) 교수다. 그는 2007년과 2008년에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지만 수상에 실패했으며, 특히 2008년에는 후보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프린스턴 대학의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에도 언론은 유진 파마를 유력한 후보로 언급했지만 역시 수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3년 금융시장 결정 요인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공로로 라스 피터 핸슨(Lars Peter Hansen), 로버트 실러(Robert Shiller)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 세 사람의 조합은 매우 흥미로운데, 파마는 왜 시장이 효율적인지를 보여주고, 실러는 시장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며, 핸슨은 어째서 둘 다 옳은지 보여주는 경제학적 도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셋의 관계는 마치 싸우는 두 사람과 싸움을 말리는 한 사람이 있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