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파마는 ‘효율적 시장’을 가정하는 시카고 학파이고, 파마 교수의 효율적 시장 가설을 공격해온 로버트 실러는 인간 행위에 따른 비효율성의 개입을 중시하는 하버드 학파다. 따라서 둘의 학문적 배경은 서로 정반대였다(두 사람의 대결 구도는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인덱스 펀드와 액티브 펀드로 이어진다).
한편 라스 피터 핸슨 교수는 시장의 효율성과 비효율성을 모두 인정하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균형점을 빨리 발견한다면 거시경제의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여담이지만 『국가에 대한 구제금융(Bailout Nation)』의 저자이면서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Ritholtz Wealth Management LLC)의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인 배리 리솔츠(Barry Ritholtz)는 2013년 10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실러는 어떻게 파마가 노벨상을 받도록 도왔는가(How Shiller helped Fama win the Nobel)?’에서 ‘만약 실러가 거기서 그만뒀더라면, 젊은 파마 교수는 이미 수십 년 전에 스웨덴으로 날아가 노벨상을 거머쥐었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다. 여기서 ‘거기’란 파마 교수와 프렌치(French) 교수의 요인 모델(factor model) 연구를 말하는데, 실증적 연구보다는 이론적 연구를 더 중요하게 보는 노벨상의 성향을 감안하면 파마 교수는 수십 년 전에 효율적 시장 이론으로 이미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