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는 위험을 기피하는 속성이 있다. 펀드 투자자들은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배운 금융지식에 따르면, 더 많은 보상이 있을 경우 더 큰 위험을 수용할 수 있다. 위험이 작으면 작은 보상에도 만족한다. 그러면 위험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마코위츠와 샤프가 내린 정의는 변동성이다. 주식이나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정도가 변동성이고, 변동성이 크면 위험이 큰 것이다. 변동성은 표준편차로 측정하거나 베타로 측정한다.
흔히 위험과 수익률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리면 우상향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머릿속에는 ‘하이 리스크(High Risk), 하이 리턴(High Return)’이라는 명제가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아무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변동성이 크다고 해서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아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매도를 한 투자자를 제외하고 매수를 한 투자자들은 하락장의 변동성(즉, 하방위험(downside risk))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승장의 변동성은 반가워하며, 상승장의 변동성이 클수록 좋아한다. 이는 변동성으로 대변되는 위험을 기피하는 속성과 맞지 않는다. 투자자는 하방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위험지표(risk measure) 측면에서 살펴보면, 포트폴리오의 위험측정지표로 전통적인 표준편차가 한계를 지님에 따라 새로운 위험지표로 VaR, Expected shortfall(CVaR), 하방위험지표인 반분산(semi-variance) 등이 등장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변동성의 척도 가운데 하나인 베타는 많은 연구를 거친 결과 ‘베타는 미래의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역발상 투자의 귀재이자 드레먼밸류매니지먼트(Dreman Value Management LLC)(dreman.com) 회장인 데이비드 드레먼(David Dreman)은 ‘CAPM은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를 끼친다’며 ‘경제학 교과서에서 CAPM을 삭제할 시간’이라고 말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