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두 명의 브루스

시험 출시일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포커스 그룹††에 참여한 이들은 NES가 완전히 실패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고 프래츠먼이 제품은 홍보하는 동안 R.O.B.는 계속 오작동했으며 닌텐도를 취재하겠다는 언론도 없었다. 이쯤 되자 일각에서 제품 홍보를 위해 R.O.B.를 무더기로 브루클린 다리 위에서 던져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의견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아라카와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동부 뉴저지 해컨색 지역 창고 하나를 빌리고 일부 직원을 그쪽으로 보냈다. 재고를 보관하고 매장 전시를 준비할 목적도 있긴 했지만, 아직도 닌텐도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소매업체들에게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가 제대로 된 회사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가장 컸다. 진척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론 주디는 자주 뉴욕을 찾았다. NOA의 영업 부사장인 밝고 열정적인 성격의 브루스 라우리(Bruce Lowry)가 그와 자주 동행했다. 라우리는 파이어니어 일렉트로닉스(Pioneer Electronics)에서 이름을 알린 후 1981년 4월, 신설된 소비자 부서를 맡기 위해 NOA에 합류했다. 아케이드 게임이 닌텐도의 주 소득원이긴 했지만 아라카와는 자그마한 LCD 화면이 달린 지갑 크기의 휴대용 게임기 ‘게임 & 워치(Game & Watch)’에서 생기는 부수입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게임 & 워치는 라우리가 파이어니어에서 판매했던 전자제품과 달리 아동용 제품이었다. 라우리는 장난감 산업에 빨리 익숙해져야 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은 주문 시기와 상관없이 그해 12월 10일 전까지만 비용을 지급하면 되었다. 라우리는 업계의 이러한 작동방식을 꼼꼼히 배웠다. 그리고 대형 장난감 체인점을 설득하기 위해 애쓰는 보로프스키에게도 가끔 도움을 주었다. 그들이 가장 계약하고 싶어 하는 업체는 토이저러스(Toys “R” Us)‡‡였다. 토이저러스가 NES를 구매한다면 제품 출시에 필요한 추진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특정 제품에 관해 토론을 진행하는 시장조사용 테스트 방법.

‡‡ 전 세계에 체인점이 운영되는 미국의 유명 장난감 체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