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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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적

199110월 법정에 선 아라카와 미노루는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한 후 소닉 개발자를 마리오, 젤다 등 닌텐도의 고전 게임을 만든 미야모토 시게루와 같은 수준의 ‘천재’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법정 내부를 둘러보며 복잡한 심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받은 질문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보았다. 우선 이 재판이 골칫덩어리라는 것 하나는 확실했다.

닌텐도와 텐겐 사이에 일어난 소송은 1988년 이래 계속 질질 끌고 있었다. 그 유명한 리버스 엔지니어링 사건 이후 닌텐도는 토이저러스, 브래드리스(Bradlees) 같은 소매업체에 닌텐도의 인증을 받지 않은 NES 호환 게임 카트리지를 판매하는 모든 업체를 고소하겠다는 위협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텐겐은 셔먼 독점 금지법 제2조를 어기고 비디오게임 콘솔 시장을 독점하려 하면서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혐의로 닌텐도를 고소했다. 닌텐도는 특허권 침해, 계약 위반, 조직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텐겐을 맞고소했다. 닌텐도는 법원의 명령에 손해 배상뿐 아니라 미승인 게임을 소매업체에서 치우라는 내용이 포함되길 원했다. 3년이 지나도록 아직 결판이 나지는 않았지만 텐겐이 소송 때문에 심각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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