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가의 게임 디자인이 일본에서 이루어진다는 게 문제였다. 일본인들은 미식축구라는 종목을 잘 몰랐다. 그래서 카츠는 단기간 내에 괜찮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찾던 중 다행히 미식축구 게임을 이미 30% 정도 완성해둔 미디어제닉(Mediagenic)이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났다. 30%라면 몬태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새롭게 설정하더라도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게임을 출시하기에 무리가 없는 딱 적정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칼린스키가 세가에 입사하기 몇 주 전 카츠는 게임이 아직 완성 근처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이때 그가 도움을 청한 상대가 하필 호킨스였다. 세가가 EA의 ‘존 매든 풋볼(John Madden Football)’ 게임을 약간 수정해서 조 몬태나라는 이름을 붙여 팔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자신들이 만든 시리즈가 인기를 끌 거라고 생각한 호킨스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호킨스가 말문을 열었다. “자, 할 말이 있으니 오셨겠죠. 평론도 좋고, 질문도 좋습니다. 뭐 아니면 얼마나 놀랐는지 유려하게 표현해보셔도 좋고.”
“글쎄, 제 머리에 떠오르는 질문은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 답마저도 진짜 알고 싶지는 않군요.” 호킨스는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마치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부숴버릴 기세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