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AMOA 박람회장은 협회 이름에 걸맞게 카니발처럼 흥미진진하고 혼잡한 분위기였다. AMOA1948년 주크박스 소유주 68명이 주크박스에서 재생하는 음원 사용료 납부 문제를 두고 함께 투쟁하기 위해 똘똘 뭉쳐서 만든 조직이었다. 주크박스 디자이너부터 설비 유통업자, 술집 주인, 음반 제작자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이 모임에 참여했는데 기본적으로 주크박스에 동전을 넣는 고객과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각자 몸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을 한데 모아서 보여주는 박람회를 매년 여는 건 어떻겠느냐는 데 이들의 의견이 모였다. AMOA의 위신이 점차 높아지면서 에어 하키 게임기나 러브 테스터*처럼 동전을 넣어 작동하는 온갖 상품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이 박람회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그 대열에 아케이드 게임 제조사들도 동참했다. 세월이 흘러 주크박스 같은 왕년에 잘나가던 오락기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아케이드 게임기가 동전 투입식 오락기를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칼린스키는 딸들이 피자 가게에 놓인 ‘프로거(Frogger)나 ‘미스 팩맨(Ms. Pac-Man)을 가지고 노는 걸 본 게 아케이드 게임에 대해 아는 것의 거의 전부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워보겠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박람회장에 들어섰다.

 

 


* 손에 흐르는 전류를 측정해 남녀의 궁합이나 각자의 매력을 측정해주는 기계로 미주 지역의 놀이공원이나 오락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개구리가 장애물이 떠다니는 강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조작하는 게임.

게임 진행은 팩맨과 매우 유사나 팩맨 대신 여자 주인공인 미스 팩맨이 등장하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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