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나카야마는 별안간 성난 듯 주먹으로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 회의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는 벌떡 일어나서 고개를 가로저으며 칼린스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결판을 내기 위해 입을 여는 나카야마의 얼굴에는 교활한 미소가 서렸다. “톰, 당신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사실, 여기 있는 모두가 당신은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봅니다.” 나카야마는 여기까지 말하고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내가 당신을 고용한 이유입니다. 당신 계획을 그대로 추진해도 좋습니다.”

잠시 동안 칼린스키의 눈에 의심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곧 입술에 알 듯 말 듯한 옅은 미소가 맴돌았다. “고맙습니다. 나카야마 상.”

나카야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감정이 급격히 그의 얼굴에서 사라졌다. “무슨 일을 벌이든 절대 실패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한 그는 화가 몹시 치솟은 일본인 18명, 어안이 벙벙한 통역 1명, 키 크고 잘생긴 미국인 1명을 뒤로하고 곧장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칼린스키는 이제 세상을 뒤흔들 권한을 공식적으로 얻었다. 시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닌텐도가 이제껏 만든 중 가장 치명적인 무기를 곧 출시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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