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그 사이 칼린스키는 동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호텔 근처 상점가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는 동료들의 사기가 약간 떨어졌다는 걸 느끼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는 싸구려 피노 누아 와인을 채운 잔을 치켜들고 레스토랑 안쪽 커다란 원형 탁자에 끼어 앉은 24명의 세가 직원들을 향해 연설을 시작했다. “세가의 신사 숙녀 여러분, 여러분의 노고에 개인적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주에 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세가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몇 달간 쏟아부은 노력에 관해 말하는 겁니다.”

“지금의 모습이 어떤데요?” 한 직원이 끼어들었다. “닌텐도가 물고 뜯으며 즐기는 장난감인가요?”

칼린스키와 직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에이, 욕심이 지나치네요. 강아지들도 자기 장난감은 알아봐요.” 모두들 한바탕 크게 웃었다. “지금이 세가의 전성기가 아니라는 건 제가 먼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우리 시대가 올 겁니다. 사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닌텐도는 지금부터
6개월 후 하계 CES에서 무엇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조차 모를 겁니다.” 탁자 위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제가 피터 메인의 연설에서 들은 이야기를 여러분 모두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메인이 했던 두 가지 이야기 때문에 무척 신이 났습니다. 첫 번째는 1990년 닌텐도의 매출이 최고 기록을 냈음에도 그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겁니다. 3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다니 믿어지십니까?” 칼린스키는 닌텐도가 너무 높은 기대치라는 최악의 적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가에게는 이런 부담이 없었다. 세가가 가진 게 하나도 없다는 게 세가에게는 큰 이점이었다. “우리는 잃을 게 없습니다. 그게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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