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꼭 종이에 적어라

인간의 인지, 즉 우리가 생각하고 배우는 방식은 감각에 크게 의존한다. 더 많은 감각이 관여하는 경험일수록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기억이 뇌에 더 강력하게 더 오래 지속된다.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그토록 강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냄새, 소리, 눈에 담긴 풍경, 추로스의 맛까지도 모두 더해져서 기억에 남는 디즈니랜드의 추억을 이룬다.

키보드로 컴퓨터에 입력할 때는 많은 감각이 관여하지 않는다. 촉각뿐 아니라 시각도 우리가 하는 일을 거의 기록하지 않는다. 단어들은 그저 화면 위로 흘러간다.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인생 정의를 종이에 적는 동안에는 여러분의 뇌가 심도 있고 주의 깊게 관여한다. 조금 더 깊게 생각해야 하고 자신이 적은 단어들이 마음에 각인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단어들이 항상 기억에 남아 자신이 그 모든 일이 무엇을 위해 하는지 잊지 않게 해준다.

이것이 내가 지난 수년간 좋은 공책에 잘 깎은 연필로 인생 정의를 적어 온 이유다. 이 책의 원고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지금도 공책의 가죽 표지 냄새를 떠올릴 수 있고, 종이 위에 연필로 끄적이는 촉감과 소리, 손이 종이 위로 움직이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러한 감각적 기억은 내 인생 정의의 핵심 요소를 즉시 상기시킨다. 내가 쓴 인생 정의는 내 의식에 깊이 아로새겨져 있으므로 인생 정의를 상기시키기 위해 일기장을 가지러 갈 필요조차 없다. 그 문구들은 당연하게도 내가 항상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다.

이제 나는 내 인생 정의, 즉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를 내 앞에 확고히 두고 그곳에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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