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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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선을 그려라

디즈니 이야기를 하나 더 들려주겠다. 지나치게 익숙해지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기 쉽다는 사실을 디즈니는 알고 있다. 나는 이 점이 아주 마음에 든다.

디즈니가 디즈니랜드에서 판매하는 것은 엔터테인먼트다. 놀이 기구만 중요한 게 아니라 환경도 중요하다. 디즈니는 이를 ‘쇼’라고 부른다. 다른 모든 형태의 허구와 마찬가지로, 쇼를 즐기려면 의심을 접어 두어야 한다. 공주님 역할을 맡은 사람이 실제로는 대학생이라는 것을 알더라도, 쇼를 즐기기 위해 우리는 그녀를 신데렐라나 미니 마우스라고 생각해야 한다. 청중이 의심하지 않고 쇼를 즐길 수 있도록 허구의 세계에서는 스토리를 벗어나는 어떤 것도 청중에게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디즈니랜드에는 전날 밤 애인에게 차여 그날 오후 아스팔트에 붙은 껌을 제거하기 싫어하는 화난 청소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떤 업무 환경이든 너무 편해진 나머지 마음의 응어리나 부정적인 감정을 직장에서 드러내는 동료가 한 명 이상은 있다. 이런 동료들은 자기 자리로 터덜터덜 들어와 털썩 주저앉아서 회사에 있는 것이 행복하지 않다는 티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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