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나카야마는 궁금해하는 티를 너무 내지 않게 조심하면서 물었다.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칼린스키는 이 말과 함께 아까 받은 게임 기어를 꺼내 들었다. 마치 답이 거기에 담겨 있기라도 한 것 같았다. 정말 비디오게임 산업에 뛰어들 수 있을까? 정말 닌텐도를 넘어뜨릴 수 있을까?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실제 있긴 할까? 이러한 문제들에 관해 그리고 그 말쑥한 남자에 관해 생각하노라니, 손안에 있는 기계가 꼭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면서 자신의 일생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흘러갔다.
불현듯 어린 시절 가족 모두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아이오와에서 시카고로 이사하던 날이 떠올랐다. 뒷자리에 불편하게 끼어 앉은 삼 남매 중, 중간에 앉아 빨간 미니어처 장난감 차를 자기 다리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가지고 놀던 소년이 그였다. 그날의 장면뿐 아니라 소리와 느낌까지 전부 물밀듯 되살아났다. 잦은 이사 덕분에 힘들다가도 장난감 차를 가지고 놀면 그 어려움이 한결 작게 느껴지던 게 기억났다. 항상 그의 곁을 지켜준 그 장난감 차는 그가 직접 조립하고 색칠한 것이어서 더 소중했다. 그는 무언가의 창조자가 된다는 게 무척 즐거웠다.
그는 시카고를 좋아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인생이 즐거운 다섯 살 시절을 시카고에서 보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애리조나 투손에 있는 상수도 처리 시설부에 취직하면서 또 이사해야 했다.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장난감 차가 있었다. 장난감 차가 그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서 그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