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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설득하는 칼린스키의 이러한 재능은 그에게 공허함과 충만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 한 여성을 만났을 때 특히 유용하게 쓰였다. 캐런 패니츠(Karen Panits)1979년 장난감 박람회의 마텔 부스에서 바비 인형 옷차림으로 최신 액세서리를 홍보하던, 아주 매력적인 젊은 여성이었다.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뉴욕 출신 여배우이기도 했다. 처음에 그녀는 칼린스키의 매력에 저항하기도 했지만, 그런 노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가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 또한 그를 잘 이해한다는 사실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첫눈에 빠진 사랑은 아니었을지언정 이들의 사랑은 기쁘고 슬픈 순간을 함께하며 천천히 키워왔기에 그만큼 오래갈 게 분명했다. 그리고 이 둘은 1983년 결혼에 골인했다.

칼린스키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늘 그 이상을 원했다.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일, 새로운 세계를 언제나 환영했고, 불안정한 상황을 즐겼다. 그래서 마텔에 남아용 바비 인형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는 남성 영웅 액션 피겨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우주비행사, 군사 영웅, 소방관, 슈퍼 히어로 등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온갖 캐릭터를 시험해보았다. 그중 가장 강력한 후보는 칼을 휘두르는 근육질의 갈색 머리 정복자 캐릭터였다. 칼린스키는 개발 팀에 이 영웅의 머리카락을 금발로 바꿔달라고 주문했고 그 후 팀과 의기투합해서 캐릭터의 성격, 배경은 물론 조연 캐릭터까지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유의 세계관이 있는 히맨(He-man) 캐릭터가 탄생했다. 이 액션 피겨는 그해의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등극하면서 금세 캐릭터 인기 순위 상위를 차지했다. 그 덕분에 히맨 만화책과 수집용 트레이딩 카드가 출시되었으며 더 나아가 엄청난 인기를 끈 ‘우주의 왕자 히맨(He-Man and the Masters of the Universe)’이라는 TV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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