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연기가 자욱한 일본 도박장에서는 큰돈이 걸린 게임이 벌어지면 새로운 판이 시작될 때마다 새 카드를 사용했다. 야마우치는 여기에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70여 곳의 도박장과 계약을 맺었다. 각 도박장이 매주 수백 개의 카드를 소비하면서 닌텐도의 수익은 급증했다. 야마우치는 이 시점까지 자신이 만든 카드를 닌텐도 가게에서만 판매했다. 하지만 닌텐도의 이름을 널리 알리려면 더 많은 고객과 만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때마침 일본 재무부가 운영하는 국영 독점 기업인 일본 담배 소금 공사와 계약이 성사되면서 닌텐도 카드를 널리 보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계약 내용은 담배 소금 공사에 소속된 전국의 담배 가게에서 닌텐도 카드를 판매하겠다는 것이었다.

그 후로도 수십 년간 엄청난 성공을 이어간 야마우치 후사지로는 1929년 은퇴하면서 사위 야마우치 세키료(Yamauchi Sekiryo)에게 닌텐도를 물려주었다. 회사를 물려받은 그는 닌텐도를 효율적으로 잘 운영했으나 19년 후인 1948년 뇌졸중이 발병하면서 은퇴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아들이 없던 그는 당시 와세다 대학교에서 법을 공부하고 있던 손자 야마우치 히로시(Yamauchi Hiroshi)에게 회사를 물려주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야마우치 히로시는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두뇌 회전이 빠르고 성미가 급하다는 평판을 얻었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를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가 임명한 모든 관리자를 해고한 후 닌텐도의 보수적인 과거를 청산하고 진취적 미래를 여는 데 도움이 될 젊은 야심가를 대거 채용했다. 그가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하며 광적으로 노력한 덕에 닌텐도는 곧 현대화되었다. 1951년에는 교토에 있는 닌텐도 전 제조공장의 생산 속도를 크게 높였고 1953년에는 일본 최초로 플라스틱으로 코팅한 놀이용 카드를 제작했다. 1959년은 닌텐도가 월트 디즈니사(Walt Disney Company)와 저작권 사용 계약을 처음 맺은 해다. 이 계약 덕분에 게임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디즈니 놀이용 카드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닌텐도는 그 덕분에 아동용 시장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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