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7. 피터 메인

알고 보니 닌텐도가 그토록 기다린 인물은 바로 피터 메인(Peter Main)이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소고기 샌드위치와 마늘빵이 일으킨 훨씬 더 긴급한 사태에 연루되어 있었다. 캐나다의 패스트푸드 체인 화이트 스폿(White Spot)의 대표였던 메인은 먹고 자고 숨 쉬는 매 순간 버거만 생각하던 남자였는데 1985년 여름 보툴리누스 식중독이 밴쿠버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과부하가 온 상황이었다. 보건부 관계자는 마늘 기름 농축물을 적절하게 냉장 보관하지 못해서 이번 식중독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 유행병의 책임이 화이트 스폿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끔찍한 뉴스가 발표된 후 메인은 그다음 해까지 화이트 스폿의 소고기 샌드위치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 대중의 격렬한 항의가 잦아들고 화이트 스폿이 이미지를 회복하자 그는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하기 위해 긴 휴식에 들어갔다. 바로 그때 아라카와가 연락을 해왔다. 아라카와는 그에게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와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피터 메인과 아라카와 미노루는 동료이기 전에 친구였고, 친구가 되기 전에는 이웃으로 만난 사이였다. 1977년 아라카와가 메인의 옆집으로 이사 오면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 메인은 콜게이트(Colgate)에서 치약 마케팅을 맡고 있었고 아라카와는 마루베니에서 부동산 판매를 담당하고 있었다. 메인은 아라카와가 이사 오기 수년 전부터 자기 집 전망을 가리는 옆집 나무를 베고 싶어서 그 집 세입자에게 부탁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었다. 그래서 아라카와가 오자마자 찾아가 나무를 잘라야 한다고 설득했고 그때부터 둘은 친구가 되었다. 아라카와는 밴쿠버를 떠나 NOA를 시작할 때부터 메인을 영입하고 싶어 했는데, 그는 나무를 베라고 자신을 설득하던 솜씨라면 전국에 있는 어린이들이 비디오게임을 하게 하는 건 식은 죽 먹기일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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