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게임의 생명은 게임이다.” 이 문구를 반복적으로 써왔는지, 그의 말투에서는 입에 익은 문구를 말할 때 느껴지는 특유의 활기찬 리듬이 느껴졌다. 이 문구를 처음 만든 사람이 다름 아닌 닌텐도의 피터 메인이라는 사실을 닐슨이 알았다면 아마 비누로 입을 박박 문질렀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의 출처를 모르는 닐슨은 이 말을 주문처럼 반복하더니 액자에 담겨 벽에 걸어둔 아타리의 게임 E.T.를 가리키며 말했다. “잊지 않기 위해 걸어둔 겁니다. 많은 사람이 역사상 최악의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게임이죠.” 그는 손가락으로 액자 유리를 꾹 누르며 말을 이어갔다. “보세요.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든 게임이에요. 저명하신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축복을 받았죠. 다른 어떤 게임보다 많은 마케팅 비용을 들였습니다.”

“그런데도 실패했다?”

“그것도 아주 끔찍하게요! 여기 붙어 있는 가격 인하 스티커가 말해주잖아요.” 닐슨은 가격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작은 스티커들을 가리켰다. “49.95달러에 출시했던 게임이 34.95달러로 떨어지고, 아이고, 12.99달러, 3.99달러까지 떨어지더니 결국 사상 최악의 비디오게임은 단돈 1.99달러에 살 수 있었죠. ”

“업계 사정을 아주 훤하게 꿰고 있군요.”

“일부는요.”

“당신이 책임자가 되었어야 하는 건 아니었나 모르겠습니다.”

닐슨은 손사래를 쳤다. “무슨 말씀이세요. 당신이 회사를 일으켜 세울 적임자라는 건 우리 둘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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