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주고받은 농담 덕분에 칼린스키의 기분이 잠시 풀어지긴 했지만, 동시에 호킨스의 말 때문에 조 몬태나 풋볼 문제가 떠올랐다. 세가와 EA가 공존할 방법을 찾는다 해도 협의해야 할 사안이 아직 남아있었다. EA, 일본, 월마트와 벌인 전투는 닌텐도와 치르는 거대한 전쟁에서 잠시 한눈을 팔게 하는 정도였을 뿐 사실 싸울 가치가 없었다. 칼린스키는 리우, 도요다, 러셀과 잠시 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EA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당장 큰 수익을 보진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세가에 큰 도움이 된다는 데에 모두 동의했다. EA는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업체였고 세가에게는 바로 그런 업체가 필요했다. 도요다는 EA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세가의 체면도 살릴 방법이 떠올라 동료들에게 귓속말로 알려주었다.

“자, ‘Lets Make a Deal을 시작해볼까요?” 리우가 말했다.

“게임쇼는 별로예요. 그 사회자만 보면 왠지 짜증이 치솟더군요.”라는 호킨스의 말에 칼린스키가 답했다. “당신의 특이한 공포증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제안부터 해보겠습니다. EA에 합법적으로 제네시스용 게임을 만들 권한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카트리지당 10달러였던 사용료를 4달러로 낮추겠습니다.”

“그리고…?”

칼린스키는 호킨스의 눈을 바라보았다. 파격적인 대우였다. 비용을 60%나 줄여준 데다 EA에 연간 16편의 게임을 출시할 권한과 카트리지 자체 생산 권한도 주기로 했다.

호킨스는 이렇게 던졌다. “뭐, 좋은 제안이긴 한데 우리에겐 그냥 돈을 내지 않고 할 방법도 있다는 걸 깜빡하셨나 봅니다.”

 

 


1963년부터 방영된 미국의 유명한 게임쇼. ‘협상을 해보자’는 뜻의 제목에 걸맞게 방청객을 ‘거래인’으로 지명해서 다양한 게임에 참여시킨 후 선물을 증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래인은 어떤 선물이 준비되어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자신이 받을 선물을 선택하거나 교환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게 이 게임쇼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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