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깜빡한 게 아닙니다. 그보다 일을 그렇게 진행하실 때는 세가와 소송을 주고받느라 나가는 돈도 이미 계산에 넣으신 걸로 생각하겠습니다.”

호킨스는 칼린스키의 제안에 마음이 움직이는 걸 느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래서 최종 제안이 뭡니까?”

“사실 당신에게 따로 원하는 게 있습니다. 우리가 법정에서 만나지 않을 수 있도록, 그리고 면도기와 칼날에 대한 언쟁을 다시 벌이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매든을 넘겨주었으면 합니다.”

“절대 안 됩니다!” 호킨스는 내지르듯 말했다.

“사용료를 내고 홍보도 해준다면 어떻습니까?”

“돈 때문이 아닙니다.”

칼린스키는 호킨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했다. 자신이 파는 게 주식이나 상품, 채권이 아니라 감정, 경험, 아이디어이라는 건 마텔에서 일할 때 이미 깨달았다. “매든을 만든 엔진을 활용해서 몬태나 게임을 만드는 건 어떻습니까? 게임 진행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되 내용물을 모두 바꿔서 전혀 새로운 느낌을 내는 겁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준다면 EA에 몬태나 수익의 일부를 떼어줄 용의도 있습니다.”

호킨스는 턱을 문지르며 칼린스키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벌어질 상황을 상상해보았다. 소비자가 존 매든 풋볼조 몬태나 풋볼이 실상 같은 게임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도록 기존 게임을 수정하기만 하면 된다. 호킨스는 이 제안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정신으로 할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책임을 고스란히 칼린스키와 회사가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이 제안을 수락한다면 세가로부터 24%의 저작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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