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북(TheBook)

“흥분되지 않나요?” 기대에 가득 차 모여든 다른 동료들에게 슈뢰더가 물었다. “저는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우리 너무 큰 요란은 떨지 맙시다.” 칼린스키가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가득 차올랐다. “에이, 잔소리는 집어치우겠습니다. 어떤 물건인지 빨리 보고 싶군요.”

약속이라도 한 듯 때마침 도요다가 들어왔다. 슈퍼 패미컴과 두 개의 컨트롤러가 알록달록한 선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회색 상자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꼭 애들이 쉬는 시간에 분필로 한 낙서 같아요.” 닐슨이 말했다.

도요다가 상자를 열고 내용물을 조심스럽게 탁자 위에 올려놓자 세가 직원들은 마치 최첨단 수술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의사들처럼 숨을 죽이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상자 겉면에 그려진 생기 넘치는 그림은 상자같이 생긴 칙칙한 실물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슈뢰더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이 기계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이 끔찍한 옷 좀 바꿔 입혀달라고 말할 것 같다고 느끼는 건 저뿐인가요?”

모두 낄낄거리는 동안 칼린스키는 똑같이 생긴 두 개의 컨트롤러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근데 이건 정말 괜찮군요.” 그의 말이 맞았다. 파랑, 빨강, 노랑, 초록 버튼이 톡 튀어나온 매끈한 디자인이었다.

“이 제품은 버튼이 4개네요.” 도요다는 제네시스에 버튼이 3개밖에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말했다.

닐슨은 칼린스키 손에 있던 컨트롤러를 집어 들었다. “잠깐만요.” 그는 손가락으로 컨트롤러에 있는 홈을 찾아보았다. “여기 위에도 버튼이 몇 개 더 숨겨져 있는 것 같아요. 사방에 숨겨놓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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